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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C

스쿠터계의 테슬라

biumgonggan 2021. 9. 5. 22:33

최근 전기 자동차, 전기 스쿠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배터리 성능 등의 문제가 여전히 제품 발전 및 이동수단의 확산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해 더 좋은 배터리가 개발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더 많은 에너지를 유통하고 공유하는 방법을 제시한 대만의 한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바로 전기 스쿠터 기업 ‘고고로’입니다. 고고로는 HTC에서 최고 혁신 책임자로 일하던 ‘Horace Luke’와 최고 기술자였던 ‘Matt Taylor’가 2011년에 설립한 전기 스쿠터 기업입니다. 설립 이후에 Horace Luke가 CEO를, Matt Taylor가 CTO를 맡았죠. 이후 고고로는 세계 최대의 가전쇼 <CES2015>에 첫 등장해 ‘스쿠터계의 테슬라’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이목을 끌었는데요. 그해 9월, 타이베이에서 전기 스마트 스쿠터를 출시하였습니다. 이 스쿠터는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만큼 유해가스 배출이 전혀 없어 친환경적이고요. 최고 시속 95km에, 시속 50km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4.2초에 불과하고, 완충된 배터리로 약 160km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습니다. 즉, 개인용 중단거리 이동 수단으로썬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게다가 스쿠터 본체에는 80여 개에 달하는 센서가 부착돼, 스쿠터의 성능이나 배터리 잔여량 등의 데이터를 전용 애플리케이션에서 실시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에 주목한 포브스는, 고고로를 2015년 100대 IoT 스타트업 중 하나로 선정했는데요. 하지만 고고로가 실제 추구하는 혁신은 스쿠터 그 자체에만 있지 않았습니다. 고고로가 추구하는 중요한 ‘혁신’은 따로 있습니다.

 

그 첫 번째 혁신은, 바로 전기 스쿠터의 배터리를 충전식에서 교환식으로 전환했다는 점입니다. 고고로의 스마트 스쿠터는 교환이 가능한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는데요. 시내 주요 지점에 ‘GoStation’이라고 하는 자판기 형태의 배터리 충전·교환 시설을 설치하고, 운전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인근의 ‘GoStation’ 위치를 확인, 직접 배터리를 교환하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방전된 배터리를 스테이션에 넣으면, 앞서 충전되어 대기 중이던 다른 배터리가 나옵니다. 사용자는 이 충전된 배터리를 스쿠터에 장착해 다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배터리 셀을 교환하는 작업은 10초면 충분할 정도로 매우 간단합니다.게다가 전기 스쿠터는 전기 자동차보다 에너지 소모가 적기 때문에, 배터리 역시 소형·경량으로 제작되었는데요. 배터리를 교환하기가 손쉽고, 또 충전소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 역시 용이합니다. 실제로 타이베이 시에는 주유소, 편의점 등에서 총 150여 개의 ‘GoStation’이 설치되어 있고요. 하루에 2,000건 이상의 배터리 교환이 이뤄진다고 합니다.

 

고고로의 배터리 혁신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고고로 고객이 ‘GoStation’을 사용하기 위해 매달 899 타이완 달러를 내는, 배터리 교환 정액제 상품에도 가입할 수 있는데요. 이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은 어느 충전 스테이션에서나 제한 없이 배터리를 교환할 수 있고요. 고객 입장에선 이를 연료비 측면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가입비의 저항이 그리 크지 않다고 합니다. 회사 입장에선 이러한 배터리 정액제 상품을 통해, 스쿠터 판매 이후에도 지속적인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모델을 갖췄습니다. 고고로는 성공적인 테스트를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있는데요. 2016년 상반기,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을 시작으로 유럽 주요 과밀 대도시를 공략할 계획입니다. 물론, 성공 여부는 얼마나 빠르게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죠. 일각에선 일정 수준의 수요가 발생하기 전까지 인프라 구축에 따른 비용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고고로는 2016년 1월,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해법을 내놓았는데요. 그것은 바로 ‘OPEN Initiative’와 소형충전장치 ‘GoCharger’입니다. OPEN Initiative는 소비자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충전 네트워크의 기반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즉, 식당이나 카페, 소매점 등 자신의 사업장에 충전 인프라를 설치하고자 하는 사업주들의 신청을 받아 무료로 소형 충전장치인 ‘GoCharger’를 설치해 주는 것인데요. 단, ‘GoCharger’는 소형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에게 판매할 계획은 없다고 합니다. 배터리 교환 정액제의 서비스 수익이 위협받을 수 있는 데다, ‘GoCharger’를 통해 단기적인 매출보다는 고고로의 충전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장하려는 목적이 우선인 것입니다. 이처럼 ‘GoCharger’는 기존의 ‘GoStation’보다 훨씬 낮은 비용과 좁은 공간에도 구축할 수 있게 돼, 시장개척의 큰 난제가 될 수도 있었던 충전 인프라 구축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CEO 호레이스 루크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돈에 집중하지 않는다. 충격에 집중한다. 진정으로 세계를 변화시킬 기술을 창출할 수 있다면, 그것이 전부다. 나는 우리가 미래세대에 가할 수 있는 충격 때문에 고고로에 흥분한다. 그래서 우리는 에너지 기업으로 불리기를 원한다.” 스쿠터 그 자체의 혁신보다는 전기를 주된 동력으로 쓰는 미래 사회의 에너지 네트워크 모습을 제시하는 데 집중한 고고로, 이 거대한 충격을 앞으로 어떻게 일으킬지 기대해보면 어떨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