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학개론

일회용품 줄이기

biumgonggan 2021. 7. 22. 10:32

저는 커피를 참 좋아합니다. 하지만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커피 자체는 맛있지만 커피 한 잔에 불필요한 것이 너무 많이 따라 나오기 때문입니다. 종이컵 옷에 플라스틱 모자를 쓰고, 때로는 종이 벨트까지 매고 나타나니까요. 여기에 냅킨, 스틱까지 동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티슈와 홍보용 전단이 따라오는 경우도 있지요.

 

언젠가 대형 커피 전문점을 중심으로 일회용 종이컵을 줄이자는 운동이 벌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일회용 컵 대신 머그컵 사용을 늘려보자는 것이었죠.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라 잘 정착되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카페 직원들은 매장 내에서 음료를 마시는 고객에게도 머그컵을 사용할지 더 이상 묻지 않았고,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일회용 컵에다 음료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저는 카페에 갈 때 개인용 플라스틱 컵을 가져가는데요, 거기에 커피를 담아 달라고 하면 카페 직원들은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용하지 않을 스틱과 냅킨을 돌려주면 직원들은 저를 별난 사람처럼 쳐다보기도 하지요. 카페에서 받는 일회용품을 쓰레기통에 버릴 자유가 없다면 현대적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지 못하는 걸까요? 자기 가방에 항상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거나 자기 컵을 씻어야 한다면 선진화 된선진화된 사회가 아닌 걸까요? 이런 일들을 경험하면서 저는 한국인들이 마치 일회용품을 많이 소비하는 것을 선진화된 삶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커피 값에는 이미 일회용 종이컵, 플라스틱 뚜껑, 휴지 값까지 다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아무리 많이 써도, 심지어 쓰지 않고 버려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미 그 값을 지불했고 그걸 소비하는 건 자신의 '자유'니까요. 그런데요, 여러분. 낭비도 '자유'일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가를 지불할 능력만 있다면 자원을 낭비해도 그건 소비하는 사람의 자유인 것일까요? 그건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특히 내가 자유롭게 선택한 일상적 행동이 지구와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더더욱 곤란하겠죠. 제가 보기에 최근의 이러한 한국인의 소비습관은 본래의 한국문화가 아닙니다. 한국의 전통적 문화는 합리적 소비를 강조하고 물건을 절대 낭비하지 않는 게 원칙이었습니다.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해 온 것이죠.

 

옛날 한국인은 곡식 한 알 한 알을 소중하게 여기고 음식을 조금이라도 낭비하는 것을 큰 죄로 여겼습니다. 수백 년 전 한국의 전통 가정에서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재활용되거나 간단하게 다시 토양으로 분해되도록 고안되었죠. 집집마다 분뇨까지도 농작물을 위한 비료로 재활용해 사용했으니까요. 요즘 우리가 카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낭비는 전통적인 한국 사회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입니다.

그 옛날의 한국과 지금의 한국을 비교해 어느 쪽의 의식 수준이 더 높은지 금방 알 수 있을 겁니다. 저는 한국의 이런 전통과 생활습관을 오늘날 이 시대에도 되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이제 먹을 것을 걱정하지 않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닮고 싶은 선진국이 됐으니,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고 검약을 생활화 하며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했던 전통은 더 이상 필요 없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속가능한지속 가능한 삶과 환경을 고려한 균형 잡힌 발전을 고민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는 오늘날, 과거 한국인의 생활 노하우를 다시 고민하는 것은 퇴보가 아닙니다. 또 환경과 인간 사이의 균형을 중시하는 한국의 전통적인 관점은 지금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시각입니다. 이제 '일회용 대한민국'을 벗어던지고, 이른바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 가능한 '낭비 없는 대한민국'으로 돌아갔으면 합니다. 한국인은 이미 그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