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학개론

큰 시너지 창출, 협업

biumgonggan 2021. 7. 3. 19:11

픽사의 CEO 에드 캣멀은 “평범한 팀에 훌륭한 아이디어를 주면 아이디어를 망칠 수 있다. 그러나 평범한 아이디어라도 협업이 뛰어난 팀에 주면 아이디어를 고치거나, 추가해 성공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기업에서의 업무수행 패러다임이 분업과 개개인의 전문성을 강조하는 시대에서 융합, 공유, 특히 협업이 중시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시대 흐름에 맞춰 효과적인 협업 팀을 만들려고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전문성과 스타일을 융화시켜 성과를 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서투르게 협업을 시도했다가 처음의 기대에 형편없이 못 미치는 결과를 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대 진정한 협업은 어떻게 해야 가능한 것일까요? 지금부터 상위 1% 최고의 팀이 되기 위한 협업의 스킬을 살펴보겠습니다.

진정한 협업이 무엇인지 알아보기에 앞서, 협업 자체가 무엇인지, 과연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이 ‘협업’이 맞는 것인지부터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데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있듯이 어떤 일이든 혼자서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할 때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일 하기만 하면 협업이 되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수가 힘을 합하여 서로 돕는다의 뜻으로 가장 일반적인 의미로 쓰이는 말이 협력입니다. 이 협력에는 협동, 협업과 같은 방법이 있는데요. 일상생활에서 이를 구분하고 쓰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보통 협동이나 협업이나 다 같이 힘을 합치는 건 똑같은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시는데,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두 가지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협동은 같은 일을 여럿이 함께 한다는 뜻인데, 다양한 종류의 협동조합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우리나라 농촌 지역 여러 곳에 있는 작목반이 전형적입니다. 예를 들어, 경기도 장호원에 많이 있는 복숭아 작목반은 복숭아를 생산하는 농민들이 모여 공동 판매와 유통을 위해 만들어져 생산기술, 판매 노하우 등을 공유하며 서로 도움을 줍니다. 모두 복숭아를 생산하는 농민으로 구성되고 하는 일도 거의 유사하지만 각자도생을 위한 고민도 합니다. 즉, 협동은 복숭아 작목반처럼 생산과 판매라는 각자가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개인들이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보와 자원을 공유합니다.

협동은 일종의 동맹 관계를 의미하고, 개인이 가질 수 없는 정보와 자원을 집단이 소유하고 공유한다는 점에서 투자 대비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에 비해 협업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사람의 역할과 노력이 조율되고 조정된 활동을 의미합니다. 오케스트라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모든 연주자가 같은 악보를 보고 각자 맡은 부분을 연주하지만 자신을 위해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공연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일합니다.

협동과 협업의 영어는 각각 cooperation, collaboration입니다. 코아퍼레이션은 구성원이 일을 분담해서 각자의 일을 완성하여 합치는 방식으로도 가능합니다. 실제 어떤 팀이나 부서서 하나의 일을 여러 부분으로 나눈 뒤 각 담당자가 맡은 부분을 마치고 나중에 모두 합쳐 일을 완성하는 방식이 코아퍼레이션입니다. 반면 컬래버레이션은 하나의 일을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문제정의와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 모두가 함께 논의하고 논쟁도 벌입니다. 두 가지 협력방식 중 어느 쪽이 더 많은가는 부서마다 다를 것입니다. 코아퍼레이션처럼 일을 나눠하면 업무 진행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으나, 컬래버레이션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조율할 것이 많아지면 업무의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리더의 조정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해집니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콜레보레이션이 코아퍼레이션보다 훨씬 높은 성과를 창출한다는 점입니다. 컬래버레이션은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데 탁월한 성과를 발휘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은 집단 지성을 활용해 통해 여러 사람들의 시너지를 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요. 제대로 된 컬래버레이션의 경우 업무에 대한 인지적 부담을 분산시켜주고 개인의 걱정과 불안을 덜어주며, 적합한 방법을 활용하면 시간도 크게 줄여주는 효과를 냅니다. 그렇다면, 협업을 제대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협업의 상황에서는 서로 같은 목표와 비전을 갖는 것이 필수입니다. 더불어 Why와 How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과 토론을 통해 업무를 진행시키며 구성원 간의 깊이 있는 신뢰가 필요한데요. 바로 이 점이 협동과의 차이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협동의 경우 일종의 동맹이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정보와 자원을 공유는 하지만 잠재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습니다. 즉, 나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과 타인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죠. 그러나 이에 반해 협업은 나의 목표보다 공동체의 목표를 우선한다는 점에서 경쟁보다는 신뢰가 바탕이 돼야만 진정한 협업이 가능하다 할 수 있습니다.

실패한 협업에 관해 흔히 거론되는 사례가 마이크로소프트의 태블릿 PC사업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이패드 보다 앞서 2001년부터 태블릿 PC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피스를 담당하고 있던 부사장이 태블릿 PC의 콘셉트가 성공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태블릿 PC에 오피스 프로그램을 연동하기를 거부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태블릿 PC 개발에 대한 투자가 일찍부터 이루어졌지만 끝내 시장을 선점하지 못하였죠. 당시 혁신적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태블릿 PC가 실패한 것은 확고한 비전 공유가 되지 않고, 이 비전을 수립하기 위한 의사소통이 부족하였으며, 신뢰관계가 충분히 수립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협업은 언제 필요할까요? 협업이 필요한 순간은 기존에 없었던 혁신을 추구하거나,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능력과 자원의 시너지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이 모두 충족된다 해도 협업을 하지 말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협업에 대한 연구를 집대성한 모튼 한센과 짐 콜린스는 협업을 피해야 할 때를 판단하기 위한 조건을 수식으로 표현했는데요. 협업은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활동이며, 다양한 구성원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깊이 있는 고민과 토론을 요구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은 작업방식이 아닙니다. 다수의 팀원이 투자하는 시간, 노력, 자원을 다른 곳에 활용하였을 때 가질 수 있었던 가치인 기회비용이 발생하고, 이와 더불어 협업 구성원들의 혼란, 갈등, 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 시간 지연과 같은 부정적인 협업 비용 또한 발생하죠. 즉, 아무 때나 팀을 꾸려 협업을 하기보단, 기대하는 수익이 기회비용과 협업 비용의 합보다 작은지, 큰지 사전 판단이 중요합니다.

모튼 한센과 짐 콜린스에 따르면 “제대로 된 협업은 큰 시너지를 창출하지만 잘못된 협업은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하다”라고 했습니다. 여러분, 지금 여러분의 조직은 진정한 협업을 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그냥 겉모습만 협업을 이야기하고 각기 다른 비전을 품고 있으신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